사진1.Rel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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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과 실습이 끝나고 나면 목, 허리, 다리가 모두 저리고 쑤셔온다. 그나마 제 기능을 하는 건 양팔 밖에 없다.
수술복을 갈아입으려고 갱의실로 향하는 중에 조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다. 교수님도 선생님도 아무도 없다.
양팔로 온몸을 지탱하며 찰나의 순간을 즐긴다.
꿀팁은 산과 O교수님의 ‘Relax’ 음성을 떠올리면 피로 회복속도가 더 빨라지는 느낌이 든다.

 

사진2.다윈(DAR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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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소아과 케이스를 배정받았다. 환자 및 보호자와 면담을 마친 후 환자 파악을 위해 의국에서 다윈을 접속했다. 소아과는 의국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지난 과들에서 다윈을 사용한 경험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바로 위 선배들까지는 암병원 갱의실 옆에 학생 도서관과 다윈이 되는 컴퓨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가 일원역사로 옮기면서 관련 시설들을 모두 함께 옮겼다. 다행히 올해 1학기에는 별관 도서관에 8대 정도의 다윈이 되는 컴퓨터가 있었다. 우리 학교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사용했기 때문에 항상 붐비고 몇 십 분씩 기다려야 자리가 났지만, 별관 도서관마저 일원역사로 옮기고 나서야 그 때가 행복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우리는 정규 실습 시간 중에는 환자 정보를 병동 컴퓨터로 확인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바쁜 전공의, 전임의,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사용하고 있을 때는 자리가 나길 기다리거나, 교수님 회진이 없는 시간이면 빈 자리가 있는 다른 병동을 찾아 떠돌아다닌다. 환자나 보호자가 돌아다니는 병동에서 환자 정보를 종이나 노트북 등에 정리하는 것도 상당히 눈치가 보인다. 작년처럼 갱의실 근처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윈 컴퓨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사진3.새우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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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보면 본과 3학년 학기 초 내과실습을 막 시작하던 때가 생각난다. 첫 실습으로 신장내과를 돌았었다. 일정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버거운 신장내과를 처음으로 돌았을 때의 그 막막함은 마치 본과 1학년으로 돌아간 느낌과도 같았다. "본 3되면 편하지~"라는 선배님들의 말에 희망을 품고 본2를 이겨냈는데, 막상 와보니 더 힘들고 끝이 없어 보였기에 본 3 3월달은 별로 추억하고 싶은 순간이 아니었다.

지금은 곧 본3 졸업을 앞둔 10월 말이다. 끝이 안 날 것만 같던 병원실습도 이제 정말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 쫌 적응됐다 싶은데 끝난다니 시원섭섭하다는 느낌 마저 든다. 그리고 역시나 올 한해는 또 하나의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 되어있었다. 내과조 함께 돌았던 친구들끼리 했던 집들이 회식, 창원, 강북실습에서 같이 공부하고 먹고 놀고 했던 것 등등... 사진첩을 보면 동기들과 함께 했던 많은 순간들이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어려워보였던 일들도 "남들 하는 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버티며 지내다 보니 나름의 지식, 경험, 그리고 추억이 쌓인 채로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가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버티며 나아가야 할 날들이 길 걸 알기에 무슨 일에도 별로 겁먹지 않고 그때그때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면 될 것 같다.

 

사진4.실습생의 분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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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을 하며 일정이 빡빡할 때면 몸이 여러 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환자와의 면담, 진찰, 수술 스크럽, 외래 초진 및 참관, case presentation을 위한 사전 공부 및 발표 준비까지… 그래도 이제는 적응해서일까, 카페인의 힘을 업어 새로운 일주일을 맞이하는 실습생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사진5.도를 닦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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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내시경역행췌담관조영술을 참관하러 갔을 때, 모니터를 보며 하는 치료는 처음이라 평온할 줄만 알았다. 그런데 차폐복을 입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납에 짓눌리는 느낌은 마치 사람을 업고 돌아다니는 것 같았는데, 방 안의 교수님과 선생님들은 덤덤히 일하시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산속에서 수련하는 사람들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도를 닦는다고 하지 않던가. 이 옷을 아무렇지 않게 입게 되는 날, 나도 선생님들처럼 어엿한 의사가 될 수 있을까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사진6.피 나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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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내과 실습 과정 중에 학생들끼리 서로 ABGA를 시도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ABGA를 왜 하는지, 결과는 어떻게 해석하는지조차 몰랐던 풋내기 시절, 처음으로 사람한테 주사바늘을 찌른다는 생각에 몹시 떨리면서도 흥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시나 풋내기 주제에 한 큐에 성공하는 건 무리였겠죠… 찌르고, 또 찌르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혈관을 찾기 위해 피 나는 노력을 거듭한 결과가 바로 이 사진입니다. 왼쪽 2번, 오른쪽 3번, 총 5번의 시도 끝에 실패! 부디 인턴 때는 1번에 성공할 수 있기를…

 

사진7.펜 vs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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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쉬는 시간에 촬영하였습니다. 저와 김세율 학생은 치프 선생님의 강의를 정리하고자 서로 다른 방식을 이용했는데요, 저는 펜과 종이를, 김세율 학생은 아이폰을 꺼냈습니다.
뭐가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겠죠. 각자의 머릿속에만 잘 입력된다면 그게 가장 좋은 방식이겠죠. 실습 돌면서 알아가는 동기들의 작은 버릇 하나하나… 졸업할 때가 되면 참 그리울 것 같네요.

 

사진8.여기서 태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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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3년 전에 삼성서울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 작년 요맘때쯤 어머니께서 보관해두셨던 당시 차트를 보여주셨는데, 산부인과 노정래 교수님께서 저를 받아주셨다고 하여 신기하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감사하고 반가운 마음에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었는데, 올해 산부인과 실습 때 뵙고 제대로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전공의 선생님들도 신기하다며 반겨 주셨고 그렇게 저는 8월의 산부인과 스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학생은 20년도 전에 이미 실습을 다 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외에도 실습기간동안 잘 대해 주시고 많이 알려 주셔서 재미있고 기분좋게 한달동안 산부인과 실습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병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나고 또 의과대학 학생으로서 돌아올 수 있어서 큰 영광입니다!

 

사진9.깨끗한 휴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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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병원 지하3층 갱의실입니다. 학기 초에는 깨끗했었지만 먹을 것과 쓰레기가 쌓여 더러워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유일한 휴식공간인 갱의실을 다함께 청결하게 유지해서 더욱 안락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사진10.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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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습을 돌면서 인상깊었던 기억 중 하나는 외과 실습 도중 봉합사를 써서 surgical tie로 1m짜리 매듭줄을 땋아오라고 하셨을 때입니다. 실습일정 사이사이 틈틈이 시간을 내고 기숙사에 돌아와서도 꾸준히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아무리 묶어도 조금씩밖에 늘어나지 않는 매듭줄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묶으면 묶을수록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어 매듭을 짓기 점점 어려워져서, 과연 기간 내에 1m를 다 묶을 수 있을까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계속 투자하면서 더 빨리 묶을 수 있게 되었고, 짧아지는 실을 계속 이어 붙이면서 점점 매듭을 짓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1m를 다 땋고 나선 해냈다는 뿌듯한 느낌만 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제 조급한 성격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1m짜리 매듭줄을 땋기 전 연습으로 만들었던 짧은 매듭줄들을 보면서 ‘빨리빨리’에 집착하지 않고 뚝심 있는 마음을 앞으로도 유지하고자 합니다.

 

사진11.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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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과마다 한번이상은 꼭 있는 발표, 마지막 산과 Disease review 발표 때입니다. 발표에 집중하느라 사진 찍어 달라는 나의 요청을 모두 잊은 동기들이 끝나고 나서야 찍어주었습니다. 실제 발표할 때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했는데 다행히 사진으로는 서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발표할 때는 서서 하는게 정석입니다.
다음부터는 이름표라도 제대로 매달고 발표하겠습니다.

 

사진12.정보유출에 주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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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을 돌다보면 민감한 환자정보가 담긴 자료들을 정말 많이 받고 또 만들게 됩니다. 회진 목록, 환자와 면담한 내용이 기록된 종이, 케이스 발표를 위해 준비한 자료 등 외부로 유출되거나 잃어버리면 정말 난감한 상황에 처해질 자료들이 많습니다. 혹여나 잃어버린 걸 동기가 발견해준다면 다행이지만 교수님이나 레지쌤, 다른 병원 직원분들이 발견한다면! 그 뒷일은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저도 소아과 실습 때에 회진 목록과 환자 면담 내용이 적힌 수첩을 병동 복도에 놓고와서 수업이 끝나고 일원역사에서 병원까지 달려가 수첩을 찾았던 아찔한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지만 운이 좋지 못했던 동기들도 있었으니 조심하도록 합시다.
정보보안에 대해서는 항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회진목록을 계속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던데 후배분들은 깔끔하게 LRC 컴퓨터실에서 갈아버리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진13.말하지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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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개방병동에서 tracheostomy status 환자분과 필담을 나누었던 사진입니다. 제가 질문을 드리면 그에 대한 대답을 떨리는 손으로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쓰시며 눈물을 또르르 흘리시던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말하지 못해도 손과 눈빛의 온기로 전해지는 감정이 있습니다!

 

사진14.채혈 실습과 실습 중 채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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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학생 실습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연습한 술기는 정맥 채혈이었습니다. 실제로 하면서 간단하고 느꼈고 평소 건강검진으로도 많이 접해 무감각하게 실습 시험을 대비해 연습만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병동 실습 중 septic shock에 빠진 환자분들을 인턴 선생님이 몇 십 분 동안 실패하며 채혈하는 모습을 보았고 회진 중 교수님께서 혈액 배양 검사가 컨타 같다고 다시 검사를 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제가 환자를 직접 채혈해 치료에 기여할 텐데 실습 시험 중 교수님 앞에서 손을 떨며 실수하는 제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 부담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 때 술기 연습을 완벽하게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진15.명주실과 타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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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역 정-정-역 정-정-역 정-정-역......정정역 타이를 수없이 반복하다보면 1미터 타이가 완성이 됩니다! 외과 한달동안은 타이와의 시간이었습니다 수술 비는시간에도 쉬는시간에도 자투리시간에도...케이스 담당환자분이 처음에 제 가운을 보시고

"선생님...수술할때 쓰던실 안떼시고 오신것같아요 가운에 붙어있어요...."

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던게 기억이 남네요)

 

사진16.움켜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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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3학년도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 벌써 마지막 소아과 실습입니다. 시험기간이 다가오니 마음이 편치는 못합니다. 너무나도 귀여운 아기가 조그만한 손으로 제 손가락을 꽉 쥐어주며 힘내라고 위로하는 것 같았습니다. 힘내자 우리.

 

사진17.책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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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실습을 돌면, 특히나 교과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 산과의 가장 유명한 교과서는 Williams & Obstetrics 이며, 나도 산과를 돌며 교과서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여느 교과서가 그렇듯 이 책도 임신, 분만등과 관련된 정말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로 꽉 차 있다. 산모와 아기를 건강하게 살리기 위한 수많은 지식들이 나열된 교과서를 읽으며,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았을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책은 정말 무거웠으나, 이는 단순히 종이의 무게가 아닌, 이러한 책의 지식이 가지는 보람과 의미의 무게가 아닐까 생각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을수록, 나는 점점 책의 무게가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에 따라 나도 점점 소파에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사진18.우보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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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만리’는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서 만리를 간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는 의과대학에서의 많은 공부량에 치여 허덕일 때 많은 위로가 되었던 말이다. 나는 과 친구들과 비교해서 이해가 빠르지 않고 암기력이 좋지 않다. 방대한 양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동기들을 볼 때면 한없이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를 다독였다. ‘괜찮아. 물방울도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처럼 성실하게 하루 하루를 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외과 실습을 돌고 있을 때였다. 복강경 연습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손재주가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기에 호기롭게 도전을 했다. 생각과는 다르게 쉽지 않았고 동기들과 비교해서 마지막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엔 낙담하지 않았다. 이러한 손재주에서도 ‘우보만리’의 법칙이 성립할테니.

 

사진19.끝없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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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실습을 하면서 외래에 들어가서 환자들을 통해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몇몇 교수님 외래에서는 환자가 교수님을 보기 전에 초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처음에는 많이 당황해서 꼭 물어봐야 할 질문을 빠뜨리거나 실수한 적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지식적인 부분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공감 능력, 순간순간 대처법 등이 저에게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모의 환자분들과 함께 실제 외래 상황을 재현하여 연습을 통해 실제 임상 실습에서 더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 임상 실습을 통해 수업에서는 알 수 없었던 부족함을 느끼고 이를 항상 연습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나아진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실습하여 환자분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20.첫 수술 스크럽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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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수술방에 들어간 날, 너무 긴장되고 머리 속이 하애졌다. 컨타, 컨타, 컨타를 무조건 조심해야함을 머리 속에 되뇌이면서 혹시 교수님께서 해부학적 구조물들을 물어보실까, 수술 적응증이나 병기를 물어보실까 입술은 바짝 말라갔다. 손 씻고 들어오라는 교수님 말씀에 급하게 스크럽 준비를 하고 정신없이 첫 수술 스크럽을 마쳤다. 결과적으로 교수님의 기초적인 질문에도 횡설수설 대답을 잘 못하고, 뒷걸음치다 상차리는 수술방 간호사에게 주의 받고…… 멘붕의 연속이었다. 수술 방에 있는 세시간 동안 부끄러워 어디론가 숨고 싶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나의 첫 수술방 경험은 긴장감과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

 

사진21. 1분 1초가 급한 NRP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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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실습을 돌면, 매일 아침마다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펠로우 선생님이 만든 케이스에 맞추어서 NRP를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NRP 과정을 몸에 충분히 익혀서, 급박한 실제 상황에서 바로 바로 필요한 procedure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직접 분만장에서 24주 쌍둥이 태아가 나오자 마자 NRP하는 것을 참관했었는데, 3명의 레지선생님들이 한 몸이 된 것 같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위의 사진은 NRP 참관 후에, 실습학생들과 함께 신생아 모형에 NRP를 해보는 장면이다. 성인보다 작고 시야가 좁아서 tube를 식도에 넣기 십상이었고, process가 바로바로 생각이 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매일매일 연습하며, NRP를 성공하는 레지쌤들이 멋져 보였다.

 

사진22.혈액배양을 위한 채혈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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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실습을 돌다 보면 호흡기내과와 감염내과에서 친구의 팔을 바늘로 찔러야 하는 기회(?)가 두 번 생기게 됩니다. ^^
나중에 실전에서 친구의 팔을 앞에 두고 당황하지 않으려면 정확한 방법으로 채혈하는 방법을 익혀야겠죠?? 임상실습실에서 열심히 [혈액배양을 위한 채혈] 연습을 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사진23.NRP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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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자발호흡 없습니다”, “양압환기 시작하겠습니다”, “흉곽움직임 있습니다. 좀 더 기다려보겠습니다.”, …
NICU실습 중에 레지던트, 펠로우 선생님들의 NRP연습을 참관하였습니다. 특히 오늘은 24주 twin이 태어나는 날이어서 작은 아기 모형을 가지고 연습을 하셨습니다. 2시간도 넘게 수업하고 실습했던 과정이 눈 앞에서는 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의 NRP연습이 끝나고, 자리에 남아 따라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오스키 실습에서 배웠던 기관삽관을 떠올리며 모형에 적용해보았는데, ambu-bagging을 하는 순간 아기 모형의 배가 불룩 솟아올랐습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흉곽이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많이 미숙하지만, 능숙해질 그 날까지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해보겠습니다!

 

사진24.하루에 몇 번 열리지 않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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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번 열리지 않는 문
그 안에서 답답한 기분으로 밤새 기다리는 가운
아침이 되면 나와 이곳 저곳 돌아다녀 좋아지는 기분

하루에 몇 번 열지 않는 문
아침에 피곤한 몸으로 꺼내 입는 가운
병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몸이 무거워지는 기분

하루에 수도 없이 열리고 닫히는 암병원 갱의실 문
들락날락 거리는 학생들과 그들이 전하는 여러가지 기운
그것들이 한데 모여 시끌벅적 해지기에 충분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

 

사진25.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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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을 돌다보면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된다

아침에 컨퍼런스 가기 전 한 잔,
점심 먹고 오후 일정 시작 전 한 잔,
일원 역사에서 수업 시작 전 한 잔.
깨어있기 위해 먹는 약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교수님과 선생님들께서 사주시는 커피도 있다.
'우리 뭐라도 마시고 하자'.
커피를 사러 가면서, 커피를 기다리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잠시라도 이야기를 할 시간이 생긴다.

학교 생활은 재밌니. 그 때 많이 놀아둬.
무슨과 가고 싶니. 빨리 탈출하는게 최고야.
여자친구는 있니. 왜 헤어졌니...
어색함이 감돌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잠시라도 사람대 사람으로 만나는 시간.

내가 전공의로 일을 할 때면,
많은 후배들이 나를 스쳐지나가게 될거다.
실습을 돌면서 하나 생긴 목표는
후배들에게 커피를 한 잔 사주는거다.
그 친구들이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게.

 

사진26.쿵치팟치 현우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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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과목 실습 마다 모든 sub 조를 M5 이현우 학생과 함께 하다 보니 실습 막바지인 지금은 현우가 조금 질리기는 하군요. 하지만 그만큼 정이 들었나 사진첩에 현우 사진 밖에 없네요. 그래서 이 사진을 골랐습니다. 유일하게 제가 나온 사진입니다. 아침에 잠 못 자서 짜증 부릴 때도 다 받아준 현우야 고맙다. 근데 사랑은 좀 그래. 그냥 고맙구나. 그게 다다. 고기나 한번 더 구워 먹으러 가자. 사랑… 아니 그냥 화이팅이다.

 

사진27.내미래는 병동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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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실제 제가 병동 실습을 돌고 있을 때 찍힌 사진입니다!
실습 기간 동안 실습 학생들이 각자 환자 한 명씩을 맡으면서 한달간 그 환자들을 follow up하게 되었습니다. 실습 시작이 끝나는 시간까지 실제 병동에서 레지던트, 펠로우쌤들과 함께 자리를 공유하며 환자파악을 하였는데 그 순간순간 미래의 제가 처방을 내고 있는 순간들, 제가 환자를 돌보러 가는 순간들, 간호사 선생님들께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순간들 등을 자연스럽게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이러한 실습들을 토대로 기본기를 다진다면 몇 년 뒤엔 저도 병동 스테이션에서 실제 제 환자를 맡아 케어하고 점차 나아지는 환자를 보며 뿌듯함을 느껴볼 수 있겠죠?!

 

사진28.제목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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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삼성서울병원 본관 1층 소아청소년과 외래 옆 소담누리 놀이방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아들과 청진기의 원리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고 키트를 이용하여 직접 청진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다이아프램 자리엔 풍선을 씌우고 색색깔 테이프로 예쁘게 꾸몄습니다! 일곱 살 민수(가명)가 눈을 감고 심장소리랑 호흡음을 들어보았는데 심장이 뛰는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숨까지 죽이고 꽤 오랜 시간 심장소리에 집중했답니다 :)

졸업하기 전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서 병동에 오래 입원해 있는 아이들의 심심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외래방에 들어가기 전 아이들의 긴장된 마음을 의과대학 학생의 신분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로써 풀어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이 얼른 건강해져서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웃으며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29.내 실습이 내 삶보다 가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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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등교를 위해 매일 아침 오르내리는 암 병원 지하1층 계단
2019년 겨울, 첫 실습을 위해 계단을 내려갈 때는 기대감과 희망에 가득 찼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실습을 돌며 실패감과 좌절감을 맛볼 때도 있었다. 사진의 모티브가 된 영화 조커에서는 실패감과 좌절감을 폭력으로 해결하였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사진을 통해 영화와는 반대로 실패감과 좌절감을 해학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사진30.환자분 눈 떠보세요 여기 어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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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마다 있는 CPX 실습 시간에 표준화환자가 보호자 역할로 마네킹을 환자로 데리고 들어오셨다. 보통의 경우에는 배우분이 환자 역할을 하시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게 면담과 신체진찰을 시행할 수 있었는데, 마네킹을 흔들며 GCS score를 측정하고 억지로 팔과 다리를 잡아올려 deep tendon reflex를 치려니 너무 어색해서 웃음이 났다.
남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황의 긴박감을 제대로 연출해주신 표준화환자분의 연기력과 임신한 여자 모양이던 남편 역할 마네킹과 내 부족함이 합쳐져서 올해 최고로 망한 CPX였다.

 

사진31.혈압측정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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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E 시간에 동기들과 서로 환자 역할을 해주며 혈압을 측정하는 실습을 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수축기압 때 청진기로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언제 이완기 혈압이 되는지 알지 못했으나 동기들과 서로 알려주고 연습해보면서 제가 직접 혈압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배운 것을 토대로 내과 실습을 돌면서 배정받은 환자의 신체검진을 할 때 혈압을 잴 수 있었습니다.

 

사진32.본3 내과 실습 첫 날 외래참관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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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2학년이 끝난 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본과 3학년 내과 실습이 시작하는 첫 날이 다가왔다. 내과 실습은 여러 본과를 로테이션 방식으로 실습조를 나눠서 돌아가면서 돌게 되는데 우리 조는 소화기내과를 처음 2주 동안 돌게 되었다. 첫 날 오전, 나는 홍성노 교수님의 외래 참관 일정이 있었다. 병원 실습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것도 잘 알지 못한 채 소화기 내과 치프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교수님의 외래 진료실 앞에서 긴장하며 기다리는 나의 모습이다.

 

사진33.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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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작년까지 교실에서 강의를 들을 때만 해도 올해는 내가 실습을 돌면서 이론과 실제 케이스는 어떻게 다른지, 특정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왔을 때 진단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3학년이 되어 실습을 시작하고 보니 그러한 학문적인 지식보다 더 소중했던 배움은 앞으로 내가 나갈 사회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곳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다윈에는 항상 협진 내역이 많았고, 선생님들은 타과와 전화를 많이 하셨고, 다학제적 회의도 빈번했다.
실습할 때 동기마다 각자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가 다르고, 성격적인 강점도 달라서 중요한 순간에 서로를 보완해주는 줄 수 있는 점이 신기했고 든든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동기에게 도움을 받은 적은 사소한 부분부터 큰 일까지 정말 많았고, 반대로 내가 의외의 순간에 도움을 준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주변에 똑똑하고 성격적으로도 유연한 동기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실습 기간 중에 많이 느껴서 참 든든하고 고마웠다.
당장 내 일이 너무 바쁘게 느껴져도 나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결국에는 모두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느꼈을 때 실습을 통해서 내가 배워야 할 점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나도 주변인에게 학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내가 심적으로 좀 더 여유 있는 면으로 주변인을 위로할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실습이었다.

 

사진34.삼둥이 만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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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 분만 스크럽은 외둥이, 두 번째 분만 스크럽은 쌍둥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분만 스크럽은 삼둥이 제왕절개 수술이었습니다. 첫 수술은 처음 보는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으로, 두 번째 수술은 처음 보는 쌍둥이 탄생의 신기함으로 가득 찼던 수술 참여였습니다. 교과서나 교수님의 말씀을 통해서만 전해 듣던 삼둥이 분만 수술을 참관할 수 있게 되어 긴장되고 설&47132습니다. 삼둥이가 태어나면서 탯줄도 3개, 우렁찬 울음 소리도 3배였던 수술방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삼형제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막내야 작게 태어난 둘째 형아 괴롭히면 안 돼 :)‘

 

사진35.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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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휴게실이 사라지고 나서 이제 저희가 실습 중간에 쉴 수 있는 곳은 갱의실 뿐입니다.
갱의실 안에 소파가 몇 개 있긴 하지만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 누울 자리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저에게 침낭은 몸을 누일 수 있는 따뜻한 저만의 공간이 되어줍니다.
점심시간에 잠깐 30분정도의 시간을 내어 자는 잠은 오후 실습을 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이제 침낭과 함께라면 1m 남짓 되는 공간 그 어디에서든 실습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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